길을 걷다, 혹은 지하철을 기다리다 눈앞에서 사람이 쓰러진다면 어떨 것 같으신가요? “119에 신고해야지”라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내게 닥친 응급상황에 당황해서 아무것도 못 할까 봐 걱정되지는 않으신가요? 특히 공공장소에 비치된 빨간 상자, ‘자동심장충격기(AED)’를 보며 ‘나 같은 일반인이 사용해도 될까?’, ‘오히려 더 위험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선뜻 나서기 어려웠던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이런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겠죠. 사실 자동제세동기는 약간의 주의사항만 숙지한다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기적의 도구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용기가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심장충격기세동기 사용,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 환자의 의식과 호흡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 음성 안내에 따라 패드를 정확한 위치에 부착하고, 심장리듬 분석 중에는 절대 환자에게 접촉하지 마세요.
- ‘제세동(전기 충격) 버튼’을 누르기 전, 주변 사람들에게 “모두 물러나세요!”라고 외쳐 안전을 확보해야 합니다.
왜 심장충격기세동기가 필요한가요? 골든타임의 중요성
우리 심장은 평소 규칙적인 전기 신호에 따라 펌프질하며 온몸에 피를 보냅니다. 하지만 심실세동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장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가늘게 떨기만 하는 상태가 되는데, 이것이 바로 ‘심정지’입니다. 심장이 멈추면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중단되고, 단 4~5분만 지나도 뇌 손상이 시작되어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 결정적인 시간을 바로 ‘골든타임’이라고 부릅니다.
심장충격기세동기, 즉 자동심장충격기(AED)는 바로 이 심실세동 상태의 심장에 강력한 전기 충격(제세동)을 가해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를 바로잡고, 심장이 다시 정상적인 리듬을 되찾도록 돕는 원리의 의료기기입니다. 심정지 환자에게 1분 안에 심폐소생술(CPR)과 함께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하면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인 구조자의 신속한 응급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자동심장충격기는 전원을 켜는 순간부터 음성 안내가 모든 과정을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황하지 말고 아래 순서를 차근차근 따라 해 보세요.
1단계: 환자 확인 및 119 신고
가장 먼저 쓰러진 환자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괜찮으세요?”라고 물어 의식을 확인해야 합니다. 반응이 없다면 즉시 주변 사람에게 “119에 신고해 주세요!” 그리고 “자동심장충격기(AED) 좀 가져다주세요!”라고 크게 외쳐 도움을 요청합니다. 동시에 환자의 가슴과 배가 오르내리는지 눈으로 확인하여 정상적인 호흡이 있는지도 살펴봅니다.
2단계: 심장충격기세동기 가져오고 전원 켜기
AED가 도착하면 심폐소생술(가슴 압박)에 방해가 되지 않는 곳에 기계를 놓고, 즉시 전원 버튼을 누릅니다. 전원이 켜지면 기계에서 음성 안내가 시작됩니다. 이 안내에 따라 모든 행동을 하면 됩니다.
3단계: 패드 부착 위치, 이것만은 틀리지 마세요!
정확한 패드 부착 위치는 전기 충격이 심장을 제대로 통과하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음성 안내에 따라 환자의 상의를 벗기고, 패드에 그려진 그림을 참고하여 정확한 위치에 부착해야 합니다.
| 패드 종류 | 부착 위치 |
|---|---|
| 패드 1 (오른쪽) | 환자의 오른쪽 쇄골(빗장뼈) 바로 아래 |
| 패드 2 (왼쪽) | 환자의 왼쪽 젖꼭지 옆 겨드랑이 중앙선 부근 |
패드 부착 전, 가슴에 땀이나 물기가 있다면 마른 수건으로 닦아내야 합니다. 이는 정확한 심장리듬 분석과 화상 위험을 줄이기 위함입니다.
4단계: 심장 리듬 분석과 제세동
패드를 부착하고 커넥터를 기기에 꽂으면 “심장 리듬을 분석 중입니다. 환자에게서 떨어지세요.”라는 음성 안내가 나옵니다. 이때는 가슴 압박을 멈추고 구조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환자에게서 떨어져야 합니다. 분석 결과, 제세동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기기가 자동으로 에너지를 충전하며 “제세동 버튼을 누르세요”라는 안내와 함께 버튼이 깜빡입니다. 버튼을 누르기 전, 다시 한번 주변을 확인하고 “모두 물러나세요!”라고 외친 뒤 버튼을 누릅니다.
5단계: 즉시 심폐소생술(CPR) 다시 시작
전기 충격이 전달된 후에는 즉시 가슴 압박을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자동심장충격기는 2분마다 환자의 심장 리듬을 자동으로 재분석하여 제세동 필요 여부를 알려줍니다. 119 구급대가 도착하거나 환자가 의식을 되찾을 때까지 기계의 음성 안내와 심폐소생술을 반복합니다.
절대 놓치면 안 될 심장충격기세동기 사용 시 주의사항 5가지
주의사항 1: 환자에게 물기가 있다면?
환자의 몸, 특히 가슴 부위에 물이나 땀이 많으면 전기가 분산되어 효과적인 제세동이 어렵고 피부 화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AED 패키지 안에 수건이나 거즈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으니, 패드를 부착하기 전에 반드시 물기를 제거해야 합니다.
주의사항 2: 패드 부착 시 금속 액세서리는 피하세요
패드를 붙이는 위치에 목걸이나 피어싱 등 금속 물질이 있다면, 최소 2~3cm 이상 떨어진 곳에 패드를 부착해야 합니다. 금속은 전기를 전도하여 화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슴에 약물 패치(파스 등)가 붙어 있다면 이를 제거하고 깨끗이 닦아낸 후 패드를 부착해야 합니다.
주의사항 3: “모두 물러나세요!” 외침의 중요성
심장리듬 분석이나 전기 충격을 가할 때 구조자가 환자와 접촉하고 있으면, 환자에게 가해지는 전류가 구조자에게도 흘러 매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분석 중입니다” 또는 “제세동이 필요합니다”라는 안내가 나오면 반드시 환자에게서 손을 떼고 주변 사람들도 떨어지도록 경고해야 합니다.
주의사항 4: 소아에게 사용해야 한다면?
8세 미만, 체중 25kg 이하의 소아에게는 성인용 패드와 에너지 양이 너무 강할 수 있습니다. 만약 기기에 소아용 패드나 ‘소아 모드’ 전환 기능이 있다면 반드시 사용해야 합니다. 소아용 패드는 주로 가슴 중앙과 등 중앙에 하나씩 부착합니다. 만약 소아용 패드가 없다면, 두 개의 패드가 서로 닿지 않도록 주의하며 성인과 같은 위치에 부착하여 사용합니다.
주의사항 5: 제세동이 필요 없다는 메시지가 나올 때
때로는 기기에서 “제세동이 필요하지 않습니다”라는 음성 안내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는 환자의 심장 리듬이 제세동으로 치료되지 않는 무수축 상태이거나 정상 리듬을 회복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의식이 없는 상태라면 즉시 심폐소생술(가슴 압박)을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 동네 AED는 어디에? 설치 장소 위치 찾기
응급상황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릅니다. 평소에 내 주변의 자동심장충격기 위치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응급의료포털 ‘E-Gen’ 홈페이지나 ‘응급의료정보제공’ 앱을 통해 내 주변 AED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AED는 지하철역, 관공서, 아파트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공공장소에 의무적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혹시 법적인 문제가 생길까 걱정되시나요? 선한 사마리아인법
응급상황에 처한 환자를 돕다가 의도치 않은 결과가 발생했을 때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까 봐 구조를 망설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선한 사마리아인법'(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있어 선의의 응급의료 행위를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생명이 위급한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제공하다가 발생한 문제에 대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민사 및 형사 책임이 감면되므로, 안심하고 용기를 내어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일에 동참하셔도 좋습니다.